꼼지락 거리기 330

돈 버는 재미

돈 버는 재미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름이 우리 곁을 떠나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도 조그만 조각들이 남았는지 오늘도 제법 무더운 느낌이 드는데, 길가에 빨강, 분홍, 하얀색 코스모스가 하나 둘 수줍은 듯 피어나 바람에 한들거리고, 푸른 하늘에 고추잠자리 몇 마리 이리저리 왔다갔다 저공비행을 하며 가을을 손짓하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山行)하는 날이어서 아침 식사 후 시간에 맞춰 회원들이 모이는 장소로 향하였고 시간이 되자 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자 “잠시 쉬었다 가시게요!”하는 소리와 함께 “아이고! 힘들다!”하며 잠시 그늘에 앉아 흐르는 땀을 닦는데“우리 집에 배나무가..

꼼지락 거리기 2021.12.04

7만 원짜리 벌초

7만 원짜리 벌초 관주산 정상에서 선배 한분과 함께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띠로리! 띠로리!’선배의 휴대폰 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래 나다! 점심 먹었냐고? 아직 안 먹었는데 왜 그러냐? 이제 먹으러 가야지 그런데 무슨 일이냐? 응! 그래~에! 그래도 우리 동생이 최고구나! 그런데 그건 그냥 놔둬라, 내 용돈은 충분히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 돈으로 저녁에 맛있는 것이나 사서 제수씨하고 같이 먹어라! 뭐가 서운하것냐?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나 하나도 안 서운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다음부터는 혹시라도 그런 일은 절대 맡아오지 말아라! 그래 알았다, 끊는다.”하고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누구에게 온 전화인가요?” 물었더니 “우리 막둥이 동생에게 온 전화인데 엊그제 벌초를 같이 했는데 일당 준다고..

꼼지락 거리기 2021.11.20

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일찍 오셨네!”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빙그레 웃고 있다. “오셨어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그게 여기를 오려고 집에서 막 나왔는데 우리 아버지께서 급히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하셨어.”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우리 어머니께서 아침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다 넘어지셨던 모양이야 그런데 아버지 혼자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나에게 전화를 하셨더라고.” “그러면 어머니는 많이 다치셨나요?” “주방에서 넘어지셨는데 얼마나 크게 다쳤겠어? 넘어지면서 조금 놀라셨던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병원에서 주사 맞고 약(藥) 일주일 분 타고 해서 집으로 모셔다..

꼼지락 거리기 2021.11.13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 '불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불조심!’ 그동안 정들었던 8월 달력을 한 장 뜯어내자 어느새 달려왔는지 9월이 가을의 손을 잡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예년에 비해 금년에는 유난히 더 무덥기만 했던 8월이기에 아무런 정도 안 들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우리 곁을 떠난다니‘벌써 한 달이 지나가 버렸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나도 모르게 서운하고 아쉬운 느낌이다. 관주산 정상에서 맨손 체조를 하고 있는데 “동생 오셨는가?”소리에 뒤 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 한분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지난번에 다친 다리는 어떠세요?” “많이 좋아져서 산에 오지 안 좋아졌으면 왔겠는가?” “좋아졌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그런데 다리는 낚시하러 가다 다쳤다고 했지요?” “..

꼼지락 거리기 2021.11.06

반려견과 길 고양이

반려견과 길 고양이 이른 새벽 지붕을 두들기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었더니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드디어 반가운 비가 내리는구나! 기왕에 내리기 시작했으니 그동안 가물어 목이 타던 밭작물이 해갈될 수 있도록 충분히 내렸으면 좋겠다.’생각했는데 어느새 비는 그치고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자 매미들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친구들과 식당으로 향하는데‘아직도 못 찾았습니다. 강아지를 찾거나 행방을 알려주시면 사례금 백만 원을 드립니다.’라는 전단지가 전봇대를 비롯하여 여기저기 담벼락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친구가 말했다. “저 강아지를 찾기 시작한지 조금 오래 된 것 같은데 아직 못 찾았을까?” “못 찾았으니 붙여 놓았지 찾았으면 뭣 하러 전단지를 저렇게 붙이고 다..

꼼지락 거리기 2021.10.30

형님의 빈자리

형님의 빈자리 관주산 정상에서 후배 한사람과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풀 베는 기계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길 아래쪽에 위치한 산소에서 누군가 예초기를 이용하여 벌초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고하십니다.”인사를 건네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아니 형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하며 풀 베는 기계를 내려놓고 반갑게 웃는다. “그러고 보니 동생 자네였는가? 정말 오랜만일세!” “그러게요.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산에 운동하러 왔다가 내려가는 길이네. 그런데 자네는 지금도 직장에 근무하는가?” “아니요! 지난 7월부터 6개월간 공로연수 중이거든요.” “그러면 연수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정년퇴직이 되는 것이네! 나는 나만 나이를 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자네도 벌써 정년퇴직할 ..

꼼지락 거리기 2021.10.23

농사짓는 새들?

농사짓는 새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의 하나로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으나 붉은 태양은 오늘도 쉴 새 없이 폭염을 사정없이 쏟아 부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들녘의 벼들은 어제 보다 조금 더 누렇게 변해 고개를 숙이고, 가을 잠자리 몇 마리 천천히 푸른 하늘을 비행하며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을 형님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비둘기 서너 마리가 담벼락에 기대어 세워놓은 참깨 다발 사이에서 바닥에 떨어진 참깨 알을 주워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형님께서“워이~”쫓는 시늉을 하자‘후다닥~’ 재빨리 건너편 전기 줄 위로 날아가 앉더니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건너편 그늘에서 고추를 다듬고 계시던 마을 형수님께서 “아니..

꼼지락 거리기 2021.10.16

빨간 우체통

빨간 우체통 글: 류 상 진 꽃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이 가을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면 어떨까요? 국화 향기 잔잔한 우체국 창가에 앉아 사랑하는 마음을 적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쁜 사연 담은 편지 한 장 빨간 우체통에 넣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요?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사랑의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 건네주면 어떨까요? 사랑의 편지를 받았던 날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답장을 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님께서는 빨간 오토바이를 만나면 무슨 생각이 드시던가요? 국화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이 가을날에

꼼지락 거리기 2021.10.09

벌초하는 사람들

벌초하는 사람들 우리민족의 대 명절 추석(秋夕)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직도 그칠 생각이 없는지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어디선가“깍~깍~깍~깍”마치 까치가 내는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금년에는 가을장마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리는 구나! 요즘 과일이나 곡식이 영글어 갈 때인데 이러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데! 이 비가 지난여름 폭염(暴炎)이 쏟아질 때 내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보성읍 주봉리 뒤쪽 관주산 등산로(登山路)에 막 들어섰는데 “어이~ 같이 가세!”하는 소리가 들려 뒤 돌아보았더니 선배 한분과 후배가 나를 부르며 빙긋이 웃고 있었다. “산(山)에 가시게요?” “집에 있어봐야 별로 할 일도 없는데 부지런히 산에라도 다녀야지 안 그런가?” “..

꼼지락 거리기 2021.10.02

야외에서 함부로 눕지 마세요.

야외에서 함부로 눕지 마세요. 관주산 정상에 올라서며 먼저 오신 분들께 “안녕하세요? 일찍 오셨네요.”하자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하는 소리를 듣고 내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운동기구 앞으로 다가섰는데 온몸에 징그럽게 털이 달려있는 벌레 한 마리가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게 하필이면 왜 여기에 매달려있지?’하며 벌레를 떼어 땅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바로 그 순간 “으~악!”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후배의 부인이 나무 위쪽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소리를 지르세요?”묻자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벌레들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이게 너무 징그러워서요.” “아니 그런다고 그렇게 소리를 지르시면 되겠습니까? 저도 깜짝 놀랐잖아요.”선배의 농담에 “..

꼼지락 거리기 2021.09.25